▲ 수도권 일대 집중호우로 한강 수위가 높아졌다. 3일 오후 서울 반포대교 아래 잠수교가 물에 잠겨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올 여름 장마가 예상보다 길게 지속되면서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제주는 장마가 지난 6월 10일부터 7월 28일까지 49일째 이어지며 역대 가장 길었고 남부지방은 6월 24일부터 7월 31일까지 38일간 지속했다. 남부지방 장마철이 가장 길었던 해는 2014년 46일이다.

남부지방과 함께 장마가 시작한 중부지방은 41일째 비가 계속 내리고 있어 역대 최장기간인 2013년 49일을 돌파할 가능성이 있다.

7월 하순 북태평양고기압이 본격적으로 확장함에 따라 정체전선이 함께 우리나라로 북상했다.

고기압 가장자리로부터 따뜻한 수증기가 다량 유입돼 강수 구역이 동서로 길고 남북으로 좁게 나타났는데 이로인해 이번 장맛비가 국지적으로 강하게 내리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처럼 강하고 센 비가 국지적으로 퍼붓는 현상을 두고 온난화의 '나비 효과', '파생 효과'라는 지적이 나온다.

4일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1일 오후 6시부터 3일 오후 4시까지 서울·경기도에는 300mm가 넘는 폭우가 쏟아졌다.

기상청 관계자는 "나비효과처럼 북극과 시베리아에서 발생한 기후변화로 인해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아시아 지역에 비를 붓는 파생 효과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지난 1∼2일 집중호우로 인해 이날 오전 6시까지 6명이 사망하고 6명이 실종됐다고 밝혔다.

동시베리아 이상고온의 원인을 명확하게 규명하지는 못했지만, 지구의 온도가 꾸준히 올라가고 있는 현 상황과 무관하다고 보긴 어렵기 때문이다.

건국대 기후연구소 센터장인 이승호 지리학과 교수는 "북극 해빙이 많이 녹아 북극과 중위도 간 온도 차가 작아지면서 북극의 냉기가 중위도로 넘어오고 고기압이 약해지는 바람에 장마전선이 북으로 올라가지 못한 채 한반도 중부에 걸린 상황"이라며 "이 같은 현상의 근본적 원인은 온난화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더욱이 최근 장마 양상은 과거와 다른 형태를 띠는 등 한쪽을 누르면 다른 쪽이 튀어나오는 것처럼 어떤 기상 현상이 나타날지 점점 예측하기 어려워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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