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선풍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싹쓰리’.(MBC TV ‘놀면 뭐하니?’ 제공)

이효리·비·유재석의 혼성그룹 프로젝트 ‘싹쓰리’가 여름 가요계를 말 그대로 ‘싹쓸이’하고 있다. 발매하는 곡마다 차트 꼭대기에 오르고 이들이 출연한 음악방송은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는 등 반응이 뜨겁다.

듀스의 ‘여름 안에서’를 커버한 첫 음원에 이어 데뷔 타이틀 ‘다시 여기 바닷가’와 수록곡 ‘그 여름을 틀어줘’도 발매 동시에 최상위권에 진입했다.

‘다시 여기 바닷가’ 뮤직비디오는 유튜브 공개 이틀 만에 조회 수 320만 뷰를 넘어서기도 했다.

대중적 호감이 큰 MC 유재석과 인지도 높은 원조 톱스타 비·이효리는 사실 ‘불패 조합’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가수로서 비와 이효리의 최근 앨범이 대중적으로 크게 흥행하지는 않았다는 점에서 싹쓰리 음악의 인기를 스타 파워만으로 설명하기는 역부족이다.

싹쓰리를 반기는 이들은 무엇보다 예전 향수를 되살린다는 점에 환호한다. ‘여름 시즌 송’ 부활을 표방한 싹쓰리는 쉽고 단순한 멜로디가 특징인 1990년대 댄스 음악을 그 시절 감성에 충실하게, 나름 세련된 편곡으로 재현했다는 평을 받는다.

특히 30∼40대에겐 동세대의 공통적 경험을 떠올리며 감정 이입하게 하는 효과가 있다.

싹쓰리를 보면 ‘옛날 생각이 난다’는 반응이 많은 이유다. 한 30대 후반 남성은 “싹쓰리 노래 들으면 라디오에 엽서 보내고 공개방송 방청하러 가던 중학생 시절이 떠오른다”고 말했다.

반면 싹쓰리의 흥행을 ‘음악의 힘’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수년 전부터 복고가 트렌드가 되면서 1990년대 가요를 모티브로 삼은 음악은 이미 많이 존재했다. 싹쓰리도 그 연장선에 있기는 하지만 결국 방송 프로그램의 시의적절한 기획력과 황금시간대 홍보 효과가 결정적으로 작용했단 분석이 나온다.

정민재 대중음악평론가는 “음악의 힘이 아니라 순전히 방송의 힘이라고 생각한다”며 “레트로는 몇 년간의 트렌드였고, 이런 상황을 종합적으로 읽어내고 실험한 데 의의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음악 콘텐츠 자체에 대한 수요나 관심이 떨어지다 보니 실시간 차트에 들어가지 않는다면, 예능 프로그램이나 광고, 영화 등에 나와야 비로소 주목을 받고 들어보는 요즘의 상황을 잘 보여주는 예”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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