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총회 주요 간부들을 재판에 넘긴 데 이어 이만희 교주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신천지가 창립 36년 만에 최대 위기를 맞았다.
 
▲ 지난 3월 2일 경기도 가평군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평화의 궁전에서 이만희 총회장이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이 교주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 19) 방역활동 방해와 50억원의 교회 자금 횡령 등의 혐의를 받는다.

1984년 이 총회장이 경기 과천을 중심으로 세운 신천지는 2000년대 중반 이후 교세가 급성장하며 작년 기준 교인수가 23만명을 넘은 것으로 자체 집계되고 있다.

정통 기독교 교리와 달리 삼위일체를 부정하고, 재림 예수의 영이 이 교주에게 임했다는 식의 주장을 편 탓에 교계에서는 유사종교, 이단이라는 비판을 받았으나 이는 반대로 신천지 내부 결집력을 높이는 효과를 낸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올 2월 신천지 대구교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 19) 확진자가 대거 나오며 전국적인 감염병 확산의 진원으로 지목되자 신천지를 바라보는 여론은 급속히 악화했다. 전국 12개 지파 교회가 문을 닫았고, 은밀히 진행했던 신도 모집과 교육은 사실상 중단된 것으로 전해진다.

이어진 검찰 수사에 총회 주요 간부와 대구 교회 책임자(지파장)가 구속되고, 신천지 안에서 '이긴 자', '보혜사', '약속의 목자'로 불리던 이 교주까지 구속 갈림길에 놓이면서 신천지 와해가 머지않았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유튜브에서 '종말론사무소' 계정을 운영하며 신천지 실상 알리기에 집중해온 윤재덕 소장은 지난달 30일 게시한 영상에서 "교육생은 80% 이상 떨어져 나간 것으로 보이고, 몇몇 지파들을 통해 보니 신천지가 30∼40%의 인구 감소가 있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28일 검찰이 구속기소 한 신천지 총회 간부 3명은 각각 총회 총무와 내무부장, 행정 서무를 맡았던 이들로 신천지 내부에서는 주요 포스트에 있는 인물들이다.

이 교주가 교단의 최고 지도자라면 총회 총무는 그 뒤를 이어 총회 내 24개 부서장을 관할하는 위치에 있다. 내무부장은 24개 부서장 중 선임 부장으로, 행정 서무는 이 교주의 최측근으로 분류된다.

내무부장과 행정 서무는 3월 초 이 교주가 대국민 사과를 했던 기자회견에 동석해 관심을 받기도 했다.

이 교주의 구속영장 청구 소식을 접한 신천지 쪽에서는 착잡한 분위기가 감지된다. 피하고 싶었던 이 교주에 대한 영장 청구가 이뤄지면서 내부적으로는 검찰을 향해 거센 불만도 내놓고 있다.

신천지 관계자는 29일 "검찰에서 무리수를 둬 영장을 청구한 거 같다"면서 "공소사실이 상당히 두루뭉술하고, 재판에 가면 뒤집힐 만한 내용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신천지는 31일 있을 이 교주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등에 대비해 대형 법무법인 소속 변호인들을 선임해 대응 전략을 준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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