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면역계에서 생성되는 LY6E 단백질이 과학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면역 단백질인데도 인플루엔자(독감) 바이러스의 세포 감염을 돕는 특이 작용 때문이다.
 
 ▲바문연 이기영 사무총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의 세포를 색채 주사 전자현미경으로 촬영한 이미지. 많은 바이러스 입자(적색)가 세포(청색)에 달라붙어 있다. (미 NIAID 제공, 출처=연합뉴스). 

미국 록펠러대 연구진은 수년 전 LY6E의 이런 특이한 작용을 발견해 학계에 보고한 바 있다. 그런데 최근 이 LY6E 단백질이 모든 종의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해 감염 억제 작용을 한다는 게 밝혀졌다.

여기엔 현재 팬더믹(대유행)을 일으키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Sars-Cov-2)를 비롯해 사스 바이러스(Sars-Cov-1)와 메르스 바이러스도 포함된다.

이번 연구는 독일 보훔 루르대(RUH) 과학자들이 미국 록펠러대, 스위스 베른대 등의 연구진과 협력해 진행했다. 관련 논문은 최근 저널 '네이처 미생물학(Nature Microbiology)'에 실렸다.

7월 29일 온라인(www.eurekalert.org)에 공개된 논문 개요 등에 따르면, LY6E는 코로나바이러스가 숙주세포에 침투할 때 세포에 달라붙는 걸 방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논문의 교신 저자인 베른대의 볼커 틸 교수는 "바이러스가 숙주세포와 결합하지 못하면 당연히 감염도 이뤄질 수 없다"라고 말했다.

LY6E는 동물의 면역세포를 바이러스 감염으로부터 보호하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동물실험 결과 이 단백질(동물 변이형 Ly6e)이 없는 생쥐는, 수지상세포나 B세포 같은 면역세포가 쉽게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면역세포 수도 극적으로 감소했다.

이런 생쥐는 그다지 위험하지 않은 평범한 코로나바이러스에 쉽게 감염됐다. 물론 생쥐 코로나바이러스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와 다르다.

실례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인간에게 호흡기 질환을 많이 유발하지만, 생쥐 코로나바이러스는 간염을 일으킨다.

이번 발견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유망한 치료법 개발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연구진들은 기대하고 있다. 특히 LY6E가 우리 몸 안에서 자연 발생하는 단백질이라는 데 주목한다.

논문의 제1 저자인 RUH의 슈테파니 펜더 교수는 "바이러스 감염을 통제하고 적절한 면역 반응을 유도하는 데 이 항바이러스 단백질(또는 유전자)이 매우 중요한 작용을 한다는 통찰을 갖게 됐다"라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데일리굿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