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혹 행위를 폭로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고(故) 최숙현 선수 사건이 불거졌을 당시 가해 혐의 선수는 상을 받은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스포츠공정위 출석하는 장 모 씨(사진 제공=연합뉴스)

대한철인3종협회는 지난 2월 14일 장 모 선수에게 2019년 엘리트 여자 부문 올해의 선수상을 시상하고, 올림픽 출전권 획득 관련 포상 방침을 정했다.

장 모 선수의 '실력과 성적'만 놓고 보면 시상과 포상 계획에는 문제가 없다. 하지만 시상 시점이 문제였다.

철인3종협회가 2020 정기 대의원총회 때 2019 우수 선수 시상을 한 건 2월 14일. 엘리트 여자 부문 올해의 선수는 장 모 선수였다.

장 모 선수는 최숙현 선수와 전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 소속 선수들이 '가해자'로 지목한 '선배 선수'다.

장 모 선수는 2017년부터 2019년까지 매년 국내 랭킹 1위에 올랐다.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여자 개인전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며 한국 트라이애슬론 사상 첫 아시안게임 메달리스트가 됐고,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는 혼성 릴레이 은메달을 땄다.

협회는 실력만 보고, 장 모 선수에게 올해의 선수상을 안겼다.
당시 장 모 선수는 뉴질랜드 전지훈련을 소화하는 중이어서, 시상식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시상식 후 이어진 총회에서 협회는 "장 모 선수와 박예진 선수가 중국 선수 2명과 올림픽 출전권을 놓고 박빙의 경쟁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선수 중 올해 5월 12일 기준으로 ITU 월드랭킹 1위에게 주어지는 올림픽 출전권을 놓고 장 모, 박예진 선수가 중국의 중멍잉, 장이 선수와 초접전 중이다"라고 보고한 뒤 "(도쿄올림픽 출전 가능성이 있는) 두 선수의 사기 진작을 위해 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한 선수에게는 1천만원의 포상금을, 해당 선수의 지도자에게는 500만원의 포상금을 지급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협회는 "대의원 총회가 열렸을 때는 김규봉 감독의 가혹행위 혐의만 인지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최숙현 선수 유족들은 "외부에 신고한 초기부터 '감독과 팀 닥터, 선배 선수에게 폭행, 폭언을 당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고 최숙현 선수의 신고에도 빠르게 대처하지 않아 비판받는 대한철인3종협회 관계자 4명은 22일 국회에서 열리는 문화체육관광위의 '철인 3종경기 선수 가혹행위 및 체육분야 인권침해에 대한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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