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인 길리어드 사이언스사(社)의 렘데시비르 3개월치 물량을 구입했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코로나19 치료제 '렘데시비르'(사진제공=연합뉴스)

2일 CNN방송과 AFP통신에 따르면 미국은 9월 말까지 길리어드가 생산하는 렘데시비르 물량의 92%를 구입했다.

구체적으로 7월 생산 예상량의 100%를 샀고, 8월과 9월 생산량의 90%를 확보했다. 이는 50만회 이상의 치료 과정에 활용될 수 있는 분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렘데시비르는 미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긴급사용 승인을 받은 유일한 코로나19 치료제로, 길리어드가 특허를 갖고 있다.

알렉스 에이자 미 보건복지부 장관은 보도자료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인이 최초의 승인된 치료제에 접근할 수 있도록 놀라운 계약을 타결했다"고 밝혔다.

길리어드는 10월까지 50만회 이상, 12월까지 200만회 이상의 치료과정에 사용될 수 있도록 렘데시비르를 생산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이 약이 전세계로 배포될지는 불분명하다고 CNN은 전했다.

길리어드는 지금까지 약 14만회 치료 과정에 사용될 수 있는 150만회 투여분을 전 세계에 기증했다. 또 인도, 이집트, 파키스탄 등의 5개 복제약 제조사와 협약을 통해 127개의 저소득국 공급을 위한 렘데시비르 생산을 허용했다.

미국의 렘데시비르 3개월치 싹쓸이 구매 둘러싼 시선은 곱지 않다. 전 세계적으로 렘데시비르 확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마이클 라이언 세계보건기구(WHO) 긴급준비대응 사무차장은 지난 1일 언론 브리핑에서 "분명히 전 세계적으로 매우 아픈 사람이 많이 있다"며 모든 사람이 렘데시비르 치료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영국 리버풀대학의 앤드루 힐 선임객원연구원은 CNN에 "단일국가가 생명을 위협하는 질병에 대해 전체 약품 공급량을 징발한 상황을 결코 알지 못한다"며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또 렘데시비르의 효능 입증을 위해 다른 나라 환자들도 위험을 무릅쓰고 임상시험에 참여했다며 "그 연구의 혜택을 가져가는 것은 왜 미국뿐이어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앞서 길리어드는 지난달 29일 코로나19 치료에 5일이 걸린다고 가정할 경우 미국에서 민간보험 가입자는 3천120달러, 공공보험 가입자는 2천340달러를 약값으로 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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