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븐틴 ‘레프트라이트챌린지’(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 제공)

너도나도 챌린지·신곡 선공개
‘틱톡형 노래’ 양산 우려도


최근 아이돌 가수 신곡 프로모션에서 동영상 공유 플랫폼인 틱톡(TikTok)이 중요 홍보 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다. 앨범 정식 발매일에 앞서 신곡 음원 일부를 먼저 공개하는가 하면, 해당 노래를 틀어 놓고 춤을 추거나 가사와 관련된 내용을 담은 동영상을 올리는 일명 ‘챌린지(Challenge)’를 하기도 한다.

지난 2월 방탄소년단(BTS)이 정규 4집 타이틀곡 ‘온(ON)’의 30초가량을 틱톡에 선공개해 화제성을 높인 이후, 굵직한 그룹들이 잇달아 틱톡에 신곡을 먼저 선보이고 있다.

트와이스와 세븐틴이 앨범 발매 하루 전 타이틀곡 일부를 공개했고, 가수 선미도 신곡 ‘보라빛 밤(pporappippam)’의 후렴구 일부를 틱톡을 통해 선 공개했다.

신곡 선공개와 함께 챌린지 마케팅도 대세다. 어느새 ‘신곡 → 챌린지’가 가요계 공식처럼 굳어지고 있다.

상반기 지코의 ‘아무노래’ 챌린지 열풍 이후 방탄소년단, 트와이스, 세븐틴, 몬스타엑스, 백현, 제아, 영탁, 우주소녀, 네이처 등 최근 컴백했거나 컴백을 앞둔 팀들은 모두 챌린지를 시도했다.

한 연예기획사 관계자는 “뉴스와 음원 사이트, 뮤직비디오 등 기존에 있던 콘텐츠와 플랫폼만으로는 홍보에 한계가 있었는데, 틱톡은 기존에 없던 신선한 홍보 플랫폼으로 각광받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아이돌 그룹에 관심이 큰 10∼20대들이 주로 사용하는 데다, ‘숏폼(짧은 길이의 영상)’ 콘텐츠라 사용자들의 집중도까지 높아 다들 틱톡으로 몰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있는 K팝 팬들에게 노래나 그룹을 알릴 수 있다는 점도 가수들이 틱톡에 열을 올리는 이유다. 틱톡은 중국에서 3억 명, 인도에 1억 명, 미국에 4천만 명, 일본에 900만 명 정도의 사용자를 확보하고 있다.

그러나 틱톡을 이용한 홍보가 가요계에 긍정적인 영향만 끼치는 것은 아니라는 시각도 적지 않다. 특히 신곡 발매 때마다 쏟아져 나오는 챌린지의 경우 음악 소비자들이 금방 싫증을 느낄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정민재 대중문화평론가는 “틱톡 챌린지로 마케팅을 하는 것 자체를 가지고 뭐라 할 수는 없지만, 계속해서 챌린지가 많이 생기다 보면 대중이 챌린지라는 콘텐츠 자체에 질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챌린지에 알맞게 만들어진 ‘틱톡형 노래’들이 줄줄이 나오면서 음악이 모두 비슷해질 수 있다는 문제도 제기된다.

틱톡 챌린지로 인기를 끈 음악 대부분은 기억하기 쉽고 임팩트 있는 후렴구가 있는 게 특징이다. 최근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 100’ 정상을 찍었던 메건 더 스탤리언의 ‘새비지(Savage)’나 도자 캣의 ‘세이 소'(Say So)’ 같은 곡이 그렇다.

정 평론가는 “국내에선 아직 그런 사례가 없지만, 드레이크 등 챌린지로 재미를 본 해외 힙합 가수들이 틱톡 챌린지로 유행할 만한 노래를 내는 경우가 많다”며 “챌린지만을 노린 노래가 나오게 되면 대중음악이 질적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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